비가 살포시 내리고 있는 아침 출근길, 딱 젖지 않을 만큼이어서 버스를 이용하지 않고 여느 날처럼 걸었다.
집을 나서자마자 대문 앞에 보이는 빗물방울을 담은 알로 카이아 잎이 눈에 들어왔다.
비 오는 출근길
아주 예전에 내가 많이도 좋아했었던 빛깔을 품고 있어서 눈이 저절로 가는 화분 속에 담겨 있는 식물이다.
그렇다고 지금은 싫다는 뜻은 아니다. 이제는 초록색 쪽 보다 파란색 쪽에 마음이 더 간다.
어릴 적 초등학교, 중학교 시절엔 비를 흠뻑 맞고 하교를 하면 그렇게 낮잠이 달았었다.
그래서 비하면 낮잠이 먼저 생각이 나고, 마음도 차분해지니 그 소리가 참으로 듣기 좋았었는데, 이젠 비 설거지가 피곤하고 힘에 부친다.
참 그 소리는 좋은데 말이다...
아무래도 나이를 먹은 거가 아닐까~ㅎㅎ
큰길을 만나기 전에 만나는 이 노란 장미는 이미 한차례 피었다 지고, 다시 피어 난 아름다운 생명이다.
꽃과 식물들이 비를 만나니 더욱 파릇하니 빛나 보이는데, 난 언젠가부터 비가 싫어졌다.
그저 빨리 그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오르고 지치는 기분이다.
요즘 좀 자주 내리기는 했지...
Tomorrow 인생 책방
저녁 8시엔 인생 책방 모임이 있었다.
아침부터 종일 생각 속에서 많이도 헤매고 일은 했지만, 처진 어깨를 스스로에게 숨길 수가 없었다가 Tomorrow 인생 책방에서 여려 선생님들과 한 가지 주제를 정하고 읽은 다음 이야기를 나누고 각자 입장과 경험담, 상상을 동원해서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니 마음이 살아났다.
어쨌거나 이래도 저래도 사람은 사람과 함께 부딪히며 살아야 하는 것 같다.
결론은 그랬다.
행복의 기준이 무얼까~ 서로 소통하면서 마음과 마음이 서로에서 서로에게 흐르는 것!
물질적인 것보다 보이지 않는 마음의 세계가 행복해야 행복한 것이 아닐까..
어느 시대건 마찬가지 이겠지만, 요즘 같은 시대에 그 무엇보다 참 필요하고도 간절한 모드다.
행복의 조건을 오해한 젊은 부인의 이야기인데, 저자인 이한규 님의 생각과 대화 내용을 읽다 보니 너무 공감이 가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. 지금 내 주변의 또는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을 만한 그 생각이라는 굴레, 밖으로 꺼내어 묻지 못하고 생각 속에서 스스로를 얽매이는 사람들의 마음이 그렇게 그렇게 흘러가서 스스로를 불행의 길로 이끌어 가는 것을 볼 수가 있다.
마음을 꺼내어 나누어야 한다. 그러면 아마도 많은 오해의 실마리가 풀릴 것이다.
드디어 졸업작품 일이 다 끝이 났다.
다음 일이 기다리고 있는데도 한적한 마음이 찾아온다.
하품이 난다.
조금은 여유를 부려도 되지 않을까.. ㅎ
2021.6.18
댓글